개미 발견 이후 개미약 설치와 개미 방제 성공

미니 롤케이크에서 발견된 스미드개미 일개미들

 

 

집 근처에

풀개미류(Lasius spp.)와 스미드개미(Nylanderia flavipes) 군체들이 존재하다보니

풀개미류와 스미드개미의 결혼비행시기인

늦봄~초여름이 되면 공주개미, 수개미가  집에 들어오는데,

개미를 몇 년 사육해서 친밀하기도 하지만

스미드개미가 한 번 화분에 자리를 잡았던 것 빼고는

집에 개미가 생긴 적이 없어서

딱히 신경쓰지 않았죠.

그런데 얼마 전에

골방에 미니 롤케이크를 놔뒀더니

다음날 스미드개미 여러 마리가 들어가있더라고요.

 

 

개미약 - 컴배트 프로페셔널 개미용 듀오 베이트

 

 

스미드개미는 애집개미(Monomorium pharaonis),

유령개미(Tapinoma melanocephalum) 같은 외래종이 아니라서

지난번처럼 화분에 자리를 잡았다면 밖에 풀어줬을텐데

골방에 생긴 군체를 꺼내서 밖에 풀어준다는 건 무리라

개미 제거를 하기 위해 약국에서 개미약을 사왔네요.

롤케이크에서 발견한 개미 숫자를 고려했을 때

그렇게 큰 군체는 아닌 거 같아서

사실 1~2개면 충분할 거 같았는데,

6개 이상 든 개미약 밖에 없어서 6개짜리 제품을 샀어요.

 

 

 

 

과립 타입과 겔 타입 두 가지가 들어있고

가위로 절취선을 따라 자르면 개미가 드나들 수 있는 구조에요.

과립이 든 부분을 자를 때 입구 쪽에 과립이 없도록 해야

자르는 동안 쏟아지지 않아요.

 

 

미니 롤케이크가 있던 자리에 설치한 개미약

 

 

개미약을 아무 곳에나 설치하는 것보다는

개미가 다니는 것이 확인된 위치에 설치하는 게 효과가 더 좋으니

개미약 중에서 하나는 롤케이크가 있던 자리에 설치를 했고,

 

 

배수구에서 발견한 개미집

 

 

다른 개미약들은 개미집 존재가 확인된 배수구의

바로 앞과 조금 떨어진 곳에 설치를 했어요.

예전에 개미 관련 게시글을 한창 쓸 때 

집에 개미가 생겼는데 개미집을 못 찾겠다면서

연락주신 분들이 계셨는데,

개미집 찾기 쉬운 방법으로는 크게 3가지 정도가 있어요.

 

1. 적절한 환경이 유지되는 곳 찾기

개미가 생활하고 개미 알, 유충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습도가 유지되는 곳이 필요하기 때문에

보통 하수구, 화분 같은 곳부터 찾아보는 것이 좋아요.

 

2. 외부와 연결된 곳 찾기

간혹 집 내부에는 개미집이 없고,

환풍구, 콘센트, 창틀 배수구 등을 통해

외부에서 들어오는 경우가 있으니

1번에 해당하는 곳에서 개미집을 못 찾았다면

개미가 통과할 수 있고 외부와 연결된 구멍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어요.

3. 개미 따라가기

개미를 없애는 과정에서

개미가 보일 때마다 바로 죽여버리는 경우가 꽤 많은데, 

개미집 위치가 확인될 때까지는 돌아다니는 개미를

바로 죽이지 말고 따라가 보는 것이 좋아요.

특히, 그냥 여기저기 정찰하는 개체가 아니라 

먹이를 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개체를 따라가면

더 발견하기 쉽죠.

 

 

개미집과 개미약 사이를 돌아다니는 개미들

 

 

개미약을 설치하고

몇 분 지나고 보니 일개미 여러 마리가 나와서

개미약을 옮기기 시작했어요.

 

 

과립형 개미약을 옮기고 있는 개미

 

 

겔형 개미약을 살펴보고 있는 개미들

 

 

액상형 개미약이었다면

개미가 배에 개미약을 채워서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을텐데

겔형 개미약은 섭취하기가 좀 어려운지 몇 마리가 가보더니 더이상 안 가고,

들고 옮기기 쉬운 과립형 개미약에 모이더라고요.

개미 군체 크기도 별로 안 크고

개미집 바로 옆에 개미약을 둬서 그런지

개미약을 설치하고 다음 날에는 한 마리만 활동하는 것이 확인되었고

이틀이 지나고 난 뒤부터 몇 주가 지난 지금까지는

단 한 마리도 확인이 안 되고 있으니

성공적으로 방제한 것 같네요.

뉴스를 보니 부산에서 

붉은불개미(Red imported fire ant, Solenopsis invicta)가 발견되었다는데

제때 방제 작업이 이뤄지면 좋겠어요.

 

 

어떤 분들은 이 글을 보고

어떻게 개미를 좋아하는 사람이

개미를 죽일 수 있냐고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어떤 생물을 좋아한다고 해도

사람의 생활이나 생명에 지장을 주는 경우에는

적절한 대응을 할 필요가 있는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