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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 정보

종(種, Species)의 개념과 그 분류에 대하여 - 종/생물학적 종/형태학적 종/진화학적 종/계통학적 종/속/아종

 

 

생명의 나무(Tree of Life)

출처 : http://cdn.phys.org/newman/gfx/news/hires/2015/treeoflifefo.jpg

 

 

생물을 사육하면서 생물 분류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외형이나 신체 기관이 비슷하다면 같은 종이다(형태학적 종개념)'라거나 '생식 능력이 있는 자손이 나오면 현재 다른 종으로 동정된 상태더라도 사실 같은 종이며(생물학적 종개념) 각각의 개체군이 어떤 차이를 가지더라도 구분할 필요가 없다.' 라는 식으로 한 가지 관점으로만 생물을 완전히 분류하는 게 가능하다고 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인간이 생물을 집 주소를 나누듯이 완전히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구획을 나눈는 것은 불가능한 일에요. 이에 대해서 알아보죠.

 

 

 

 

대학 전공 서적으로도 쓰이는 '분류학개론(김재근 저, 라이프 사이언스)'에서 종에 대한 개념을 설명한 부분을 보자면 아래와 같아요.

 

 

'종'이란, '개체가 지닌 특성이 자손을 통해 영속되는 기본적인 단위'이고, 일반적으로 '형태와 습성이 비슷하며 생식적으로 격리된 집단' 을 말함. 하지만 이러한 단순한 정의 만으로는 모든 생물종을 명확히 구분할 수 없음.

 

이러한 예로는 무성색식을 하는 생물, 갈참나무와 졸참나무의 잡종인 갈졸참나무가 존재함에도 갈참나무와 졸참나무가 다른 종으로 기록되는 경우, 치와와와 불독처럼 생식적으로 생식적으로 격리되어 있음에도 같은 종(개 : Canis lupus familiaris) 으로 분류되는 경우 등 여러 사례가 있음.

 

 

1. 생물학적 종(격리적 종)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진 종의 개념으로 생식적 격리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

생식적 격리를 일으키는 요인으로는 '접합 전 장벽'과 '접합 전 장벽'이 있음.

 

접합 전 장벽에는 서식 장소/생식 주기/생식 시기 등의 차이로 인해 생기는 '시간적 격리', 행동의 차이로 인해 서로 교잡하지 않음으로써 일어나는 '행동적 격리', 생식기의 형태가 맞지 않아 생기는 '기계적 격리', 생식세포가 서로 만나도 수정되지 않을 때 생기는 '생식세포 격리' 등이 있음.

 

접합 후 장벽에는 서로 다른 종 사이의 교잡이 생겨도 수정란 발생 도중 결함이 생겨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는 '유전적 불화합', 자손을 가질 수 없는 '잡종 불임', 자손이 불임이거나 자손을 잘 낳지 못하는 '잡종 쇠약' 등이 있음.

 

생물학적 종 분류의 한계 : 분류학의 주 연구대상은 죽은 표본이며 수가 적으므로(화석의 문제) 형태적 차이나 기타 증거를 통해 이를 추정할 수 밖에 없음.  종 사이의 생식적 격리가 진화과정에서 이뤄져 가는 것이므로 생식적으로 완전히 격리되어 있지 않은 중간 상태도 존재(종간 잡종의 문제)하고, 두 무리를 한 장소에 옮겨놓더라도 서로 다른 장소에서 존재하면서 각각의 환경 특징에 적응하고 서로 다른 무리 사이의 유전자 흐름이 감소하므로 형태는 동일하게 유지될지 몰라도 행동 특성에서는 많은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는 문제점(지리적 격리의 문제)이 존재함.

 

 

2. 형태학적 종(분류학적 종)

 

린네 이전부터 사용되어온 가장 오래된 종의 개념이자 분류학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종개념으로 형태가 다르면 다른 종으로 구분할 수 있다는 것.

수리분류학자들이 말하는 '전형질적 종'도 형태적 증거에 기초하고 있으며, 한 종 내 구성원 사이의 전형질적 유사성을 강조하고 무리에서 나타나는 변이의 불연속성에 의해 서로 다른 종으로 구분함.

 

형태학적 종 분류의 한계 : 암수가 다른 형태를 가지는 '성적 이형', 계절적으로 변이가 나타나는 '계절적 변이', 성장에 따라 변화가 나타나거나 개체변이가 큰 경우처럼 구조상의 차이가 현저한 경우와 동일 조상에서 갈라져 나온 최근의 종인 '자매종'을 구분하는 경우에 이들이 형태적으로는 비슷해 보여 구분하기 어렵더라도 생식적으로 격리가 되는 것.

 

 

3. 진화학적 종

 

심슨(Simpson, 1961) : 진화학적 종은 다른 것들과 독립적으로 진화하고 있는 직계이며, 그 자신의 유일한 진화적 구실과 경향을 가지고 있는 것.

윌리(Wiley, 1978) : 종은 조상 후손 집단의 직계이며, 그것은 다른 직계와 차이가 있는 그 자신의 동일성을 유지하고 또 그 자신의 진화학적 경향과 역사적 운명을 가짐.

 

일반적으로 '진화학적 종들의 횡단면(橫斷面)''생물학적 종'을 나타내는 것이라 할 수 있음.

 

 

4. 계통학적 종

 

계통분류학에서 사용되는 현대적 종의 개념으로 종의 인지 가능성을 강조.

계통학적 종 : 비교 가능한 개체들이 갖는 형질상태의 독특한 조합으로 인지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집단 혹은 계열의 모임. (종 내에서 형질 상태는 고정되어야 함)

 

 

 

분류학자들은 일반적으로 가장 오래된 종 개념이며 가장 쉽게 실제 생물을 인지할 수 있는 형태학정 종개념을 기본으로 하나, 가장 이상적인 경우 '형태학적 종 개념, 생물학적 종 개념, 다른 종의 개념 모두를 적용할 수 있는 경우'임. 척추동물(특히 포유류)은 여러 가지 종개념이 잘 적용될 수 있으나 식물, 하등한 동물, 미생물로 갈수록 여러가지 종 개념을 동시에 적용하기 힘듦.

 

 

 

 

<속과 다양한 종의 개념>

 

: 하나 또는 그 이상의 근연종으로 구성되는 분류학상의 단위로, 속은 하나의 종 또는 단일 계통의 종들의 군을 포함하는 분류학상의 범주이며, 그것은 같은 단계의 다른 분류군들과 뚜렷한 차이에 의해 분리되어 있음. 속의 차이를 나타내는 분류학적 특징은 존재하지 않음.

 

자매종 : 형태적으로 매우 유사하지만 생식적으로 격리되어 있는 종. 생식적으로 격리되어 있고 동일한 장소(동소적)에 서식하나 형태적으로는 거의 구분할 수 없는 거무레초파리와 근사초파리가 고전적인 예로 유명함.

자매종은 완전한 생물학적 종이므로, 형태적으로 거의 식별할 수 없더라도 연구의 진전에 따라 후에 명료한 형태적 차이가 검출되는 경우도 적지 않음

 

아종 : 한 종에 속하는 표현형이 비슷한 집단들의 모임으로 그 종의 지리적 분포구역 중 한 부분에 서식하고 있어 지리적 격리가 존재하고 생식적 격리는 없으나 다른 지역의 동종 집단들과 분류학적 차이가 있음.

*아종 사이의 차이가 큰 경우 종에 해당할 정도의 분화가 일어난 경우도 있음.

 

다형종 : 분포 구역이 넓고 둘 이상의 아종으로 구성되어 있는 종.

 

단형종 : 아종을 가지고 있지 않은 종.

 

동소종 : 같은 장소에 함께 있는 종.

 

이소종 : 서로 다른 장소에 사는 종으로 분포 구역이 서로 다름.

 

 

 

 

많은 분들이 쉽게 찾으실 수 있는 '네이버의 지식백과(두산백과)'에는 아래와 같이 나와있죠.

 

 

일반적으로 생물의 종류라고 하는 것이 이것에 해당한다. 종의 정의로서는 개체 사이에서 교배가 가능한 한 무리의 생물로서 더욱이 다른 생물군과는 생식적으로 격리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실은 반드시 이렇게 명쾌하게 선이 그어지는 것은 아니다.

보통 우리가 야외에서 보는 생물은 형태적으로 색채를 포함하여 종의 특징을 나타내고 있으며, 비슷한 종이라도 일정한 차이가 있어서 두 종의 중간형이나 잡종이 생기는 일은 없으나, 그 중에는 암수 또는 개체 사이에 상당히 현저한 형태 차이가 있으면서도 서로 교배하여 자손을 남기는 종도 있다. 또, 매우 비슷하며 외견상으로는 거의 구별할 수 없지만 생식적으로 격리되어 있는 종(자매종)도 있다.

종의 분화에는 지리적인 격리가 큰 요인이라고 생각되고 있으나, 지방적으로 분화하여 많은 아종을 형성하며 두 극단적인 아종 사이에서는 종에 해당하는 분화를 나타내는 것도 있다.

 

 

 

 

 

 

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종을 분류하는 기준은 한 가지만이 아니라 다양한 종개념이 있고, 어느 기준이든 한계점이 존재하며, 같은 기준을 이용해 분류를 하더라도 자료를 해석하고 기준에 따라 나누는 것은 사람이기 때문에 동물을 주관성과 오류 없이 정확하게 분류한다는 것은 불가능해요.

 

그래서 지금의 분류로 생물군이 얻은 생물 분류에서의 위치가 항상 동일한 것이 아니라 그 기준이 변화하거나 새로운 사실의 발견, 새로운 해석에 따라 새로운 분류가 이뤄지곤 하는 것이죠. 그리고 이 과정에는 충분한 분류학적 근거가 필요하고요.

 

그러니 지금 생물 사육 커뮤니티에서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아래와 같은 일들은 잘못된 거에요. 

 

 

1) 생식적 격리 여부나 육안으로 봤을 때의 외형적인 부분의 유사점/차이점 등 한 가지 기준만을 가지고 각각의 동물(혹은 그 동물의 개체군)이 같다 다르다 확정짓는 행위 

 

2) 같은 종이라는 이유로 여러 개체군의 다양성을 무시한 채(심지어 각 개체군의 외형적인 특징 차이나 지리적 거리 차이 등이 확연한데도) 이를 전혀 구분하지 않고 교배나 교잡을 시키는 행위

*만약 다른 종/아종을 교잡하더라도 그 개인 혼자서 사육하며 관찰하는 수준에서 그치거나 명확히 어떤 종/아종의 교잡이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명확히 표기하는 경우라면 혼란을 좀 줄일 수 있겠죠.

 

3) 자신이 중요시하는 분류학적 기준과 다른 기준을 적용한다고 비난하거나 장사치로 몰아세우는 행위

*물론 개체군의 특성이 아니라 단일 개체의 특성을 가지고 새로운 분류를 적용해 홍보하는 행위는 상업적인 의도가 많겠죠. (예) 크기가 큰 어미가 낳은 유체, 어미가 어떤 색이니 이렇게 자랄 것으로 '추정'되는 유체 등)

 

 

현재 동정되어 있는 종은 그에 대한 분류학적 근거가 있는 점과 하지만 이는 아직 불완전한 부분이 존재할 수 있어 현재 같은 종으로 동정된 종이라도 언제든 다른 종으로 분류되거나 다른 종으로 분류되었더라도 같은 종으로 분류되는 것처럼 분류가 바뀔 수도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미동정 개체군들에 대한 분류를 논할 때는 외형이나 지리적 격리, 생식적 격리 중 한 가지 기준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기준을 적용해 바라보는 것이 좋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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